안녕하세요. 문학과지성사가 보내는 책편지, 💌문지레터입니다.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기 전에 봄을 시샘하는 추위로 시작한 이번주예요. 옷장 속에 고이 넣어두었던 두꺼운 코트를 다시 꺼내 입었어요. 이번 레터에서는 지난주에 말씀드렸듯 문지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일을 하나 선보이려고해요. 그러니 오늘도 꼭 레터의 끝까지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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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 문지레터
- 따뜻한 블랙 유머의 달인, 이갑수 작가 인터뷰
- 독자의 서재, 예찬님의 서재를 소개합니다!
- 문학과지성사 북클럽 '문지기'가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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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인터뷰 『외계 문학 걸작선』 이갑수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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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집 『외계 문학 걸작선』 출간을 축하드려요. 소설집으로서는 두번째, 도서로서는 세번째 책인데요. 출간하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 특별한 소감이 있다기보다는, 소설집을 묶으면 한번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앞으로 새로 쓰는 소설은 지금까지와 다르겠구나 하는. 책을 만드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하고, 사람들이 읽을 것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쓰면서 재미있었는데, 읽는 분들도 재미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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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실 때 작가님만의 루틴이 궁금해요
🎶 주로 밤에 씁니다. 자기 전에 30분씩 매일 쓰면,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서 쓰지 않으면 잠이 안 오거든요. 보통은 30분만 쓰고 자는데, 가끔 잘 씌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밤을 새더라도 계속 씁니다. 그리고 음, 루틴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제목부터 정하는 편입니다. 가제라도 붙여야 방향을 안 잃고 쓸 수 있습니다. 계획대로 잘 씌어지면 그렇게 계속 쓰면 되는 거고, 쓰다가 막히면 산책을 갑니다.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을 돌면서 중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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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소설의 제목과 더불어 각 9편에 등장하는 소재들이 독특하고 재미있어요. 소설을 쓰는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 멀미가 심해서 여행도 싫어하고,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고, 시력이 너무 좋아서 화면도 오래 못 봅니다.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는 것밖에 없달까요. 읽는 건 곧 쓰는 거고, 읽다 보면 쓰게 되고, 읽으면 쓰고 싶은 게 생기고, 대부분 책에서 온 거죠. 그리고 알게 모르게 저의 취향이나, 취미, 가치관, 생활 같은 것들이 소설에 녹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여행도 가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좀 다르게 살아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그럼 또 다른 걸 쓰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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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수 작가 PICK! 📖 『외계 문학 걸작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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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문학 걸작선》에서 이 부분을 소개해주신 이유는?
🎶 그런 마음으로 쓰고 있는 것 같아서요. 한 문장씩 계속 더해가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책을 찾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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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문학 걸작선』를 읽으며 함께 들을 노래를 추천한다면?
🎶 20대 친구들이 말하길, 누가 요즘 노래 뭐 듣느냐고 물으면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요”라고 대답하라고 하더군요. “합정역에서 문학과지성사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라고 물어도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요”라고 대답하라고. 그러니까 저도 이 질문에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제가 알았다는 건, 이미 지나간 거겠지만, 멀지만, 이해하려고, 늦지만, 따라가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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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책장에서 문지레터 구독자 분들과 함께 읽고 싶은 문학과지성사의 책을 꼽자면?
🎶 브라이언 스완의 『빛을 보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구전문학을 정리해놓은 책인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개연성이라든가 인과관계 같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는 이야기가 많아요. 자극이 되는 책이기도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박성원의 『하루』.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을 이분에게 배웠고, 지금도 교과서처럼 계속 읽는 책입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이해한다면, 그것은 세상을 모두 아는 것이다.” 이 문장을 좋아합니다. 끊임없이 숨겨진 의미망과 인과들도.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모자』. 개인적으로 반복해서 읽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이런 걸 쓰고 싶은데, 매번 실패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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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神)은 우리에게 맡겨둬라."
📕브라이언 스완 『빛을 보다』
3백 년 전부터 백인들은 자기네 종교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을 해왔다. [......] 난 당신이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을 지켜보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당신 종족에게로 돌아가 우리의 신은 우리에게 맡겨두라고 말하게 되리라.
ㅡp.456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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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하루』
-그런데 왜 이혼을 했지요? 우산의 그늘에 가려 있어 주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주인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했다. -글쎄요. 각자의 침대만큼 고독했기 때문이지요.
―p. 108 「어느 맑은 가을 아침 갑자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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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베른하르트 『모자』
모자를 쓴 나를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그곳을 뒤덮은 어둠, 산골 전체에 깔린, 산골 전체와 호수의 물 위에까지 온통 뒤덮인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모자를 쓴 나를 본다면 내가 푸주한이나, 나무꾼이나, 농부인 줄로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은 옷차림, 모자, 외투, 신발 등을 보고 얼른 판단해버리고, 얼굴이나 걸음걸이, 머리를 움직이는 모양 등은 보지 않는다.
―p. 34 「모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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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것이 당위적이진 않아.
그냥 하고 싶은 것도 있어.
이유를 잘 모르지만 한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따뜻한 블랙 유머의 달인, 이갑수의 두번째 소설집 📕이갑수 소설집 『외계 문학 걸작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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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도와달라는 신호를 감지했으면 도와줬어야죠. 아이가 말한다. 크게 억울한 모양이다. 난감한 일이다. 아이의 신호는 명확하지 않았다. 도와주면 도와준 대로 또 다른 원망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여섯 번이나 직장을 옮기면서 인간에게는 결정적으로 한 가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관성. 분명 책임지고 맡아서 일하라고 해놓고, 며칠 후에는 그렇게 마음대로 할 거면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 「수문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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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의 서재를 소개하는 💌문지레터의 특별 코너! 📚독자의 서재는 독자 여러분이 평소 좋아하는 문학과지성사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예찬 님의 서재를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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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홍대 근처로 출근하는 회사원입니다. 직장에 다닌 지 1년 정도 되었는데요, 근처에 좋아하는 출판사와 책방이 많아서 좋습니다. 문학과지성사 1층에 있는 이심 카페에도 종종 갑니다ㅎㅎ (브라우니 최고!)
📚 평소 좋아하는 문학과지성사의 책, 최애 best 3를 꼽자면요?
💻 이성복 『극지의 시』, 최인훈 『광장/구운몽』, 한병철 『피로사회』 이렇게 3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 『극지의 시』, 『광장/구운몽』, 『피로사회』 를 최애 책으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 1. 극지의 시- 이성복 시인의 시론집이니, 이 책을 좋아할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에 관한 통찰이 넘치는, 밑줄 그을 수밖에 없는 문장들로 가득한 책입니다. “애초에 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다가 실패하는 것일 테지요.”
2. 광장/구운몽- 시대의 한복판에서 시대와 불화하는 <광장>의 주인공에게 금세 그리고 오래 매혹되어 버렸습니다. 같이 실린 <구운몽> 역시 몰아치는 맛이 상당한 수작입니다.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3. 피로사회- 사회를 보는 시각에 전환을 가져온 책입니다. 저자의 진단과 책의 말미에 제안하는 내용까지 모조리 인상적이었습다. “피로는 폭력이다. 그것은 모든 공동체, 모든 공동의 삶, 모든 친밀함을, 심지어 언어 자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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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서재 사연 모집📣
문지레터 특별 코너 📚독자의 서재 여러분이 좋아하는 문학과지성사 책을 알려주세요!
📚 님의 서재 소개하기
🎁3권의 책을 소개해주시면 원하시는 책 3권을 선물로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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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사의 북클럽을 함께해 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북클럽 '문지기'는
시를 읽고 말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두 달에 한 번 '문지기'가 엄선한 신간 시집을 받고
함께 이야기하는 기수제 회원 서비스입니다.
당신의 일상이 시가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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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되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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