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5 (수)

지난 주말, 만개한 벚꽃 아래에서 만연히 느껴지는 봄 기운을 느껴보셨는지요. 오늘은 땅을 시원하게 적시는 봄비가 내리고 있어요.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더 본격적인 봄이 우리 곁에 와있겠지요. 오늘 문지레터에서 전하는 소식들이 오늘 내리는 봄비처럼 여러분 곁에 촉촉하게 와닿기를 바라며 문지레터 시작하겠습니다.🧚‍♂️

📕 "여기는 끝이 아니었다.

아직은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다."

💬에디터의 책편지

김이설 소설가는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어요. 그 후 소설집 세 권과 경장편소설 네 권을 펴내며 황순원신진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문단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왔죠. 이번 소설집의 ‘작가의 말’에서 “정말 쓰고 싶은 소설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듯이 꾸준히 사회 혹은 공동체의 그늘 아래 놓인 여성의 현실에 주목해온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번 소설집에는 총 열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어요. 전작들의 골조를 지키되, 다양한 연령층의 화자를 배치해 더 폭넓고 내밀한 사회적 문제로 스펙트럼을 확장했습니다. 성격도 나이도 다른 주인공들은 저마다 갈등과 이별을 겪고 상대방의 외도, 성폭력 등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나쁜 감정에서 탈피할 수 없는 환경에 갇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되지요. 작가는 이들을 감싸 안는 대신 첩첩산중의 현실로 내몰아 악착같이 살아가도록 이끌어요. 이번 소설집에서는 불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열 가지 의지를 담았어요. 오늘도 애쓰며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이 책이 닿아 새로운 삶의 방향을 발견할 수 있길 바라요.

여기에는 관계의 변화, 대립, 이별, 갈등 해소가 없다

교훈이나 주장도 없다

단순하면서도 자욱한 문장들, 이자켓 첫 시집

💬에디터의 책편지

"단순하면서도 자욱한 문장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시 속의 일원이 되"어버린다는 심사평과 함께 2019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한 이자켓 시인의 첫 시집 『거침없이 내성적인』을 소개합니다. 시인은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으로 시의 세계를 비틀지 않고 정면으로 직진합니다. 축구장, 영화관, 이발소와 같은 생활의 공간에서 불쑥 튀어나온 화자 역시 어떠한 설명도 덧붙이지 않고 자신이 하던 일을 이어가는 데만 집중하는데요. 일상 언어로 이루어진 그의 시는 눈으로 따라 읽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왜인지 읽는 이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이는 시인이 잘 알지 못하는 세계의 낯섦을 연기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단어를 애써 끌어다 쓰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집의 각 부를 나누지 않고 뚜벅뚜벅 이어지는 40편의 시편은 아주 오랫동안 질주하던 사람이 자기가 오래전에 떠나온 길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걷는 것처럼 정직하기만 합니다. 이자켓 시인은 시를 걷는 사람입니다. 그 길이 길고 혼잡할수록 오래 걸을 수 있어 좋다며 묵묵히 걷습니다.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들어가 앞을 보며 계속해서 걷는 그를 보면 이번 시집의 제목처럼 거침없이 또 내성적인 세계로 갈 이유가 충분해 보입니다.

  🎉문학과지성사X알라딘 '소설' 기획전 오픈🎉

알라딘과 문학과지성사가 함께 준비한 소설 기획전을 소개합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출간 18년만에 새 옷을 입게 된 편혜영 작가의 『아오이가든』 개정 전 표지 이미지를 활용하여 제작한 빨간 우산이 사은품으로 준비되어 있어요.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소설들과 함께 올 여름을 강렬하게 보낼 빨간 우산☂️ 어떠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