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9 (수)

봄꽃은 피고 지고, 꽃이 진 자리에 푸른 싹이 돋아나는 4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나무와는 다르게, 왜 아직도 온도는 계절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요. 많은 아픔이 기억되는 4월이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구독자분들의 안부를 묻고 레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들, 모두 안녕하신가요?

🦠 안녕하세요 이자켓입니다. 휘슬을 불면 경기가 시작되고 끝이 납니다. 독자분들과 만난 이 자리가 하프 타임의 복도일지, 축구가 끝난 후의 로커룸인지 궁금하네요. 나열한다면 끝이 없는 문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공은 차는 것, 응원은 목소리 내보는 것 그러므로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싶습니다.

🎤 첫 시집 『거침없이 내성적인』 출간을 축하드려요. 출간하신 소감을 딱 ‘다섯 글자’로 말씀해주세요.

🦠다음 경기로

제가 축구를 하는 선수라고 여겨보면 세계에 도전하기 위해 전력질주로 경기를 마친 소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보낼 시즌을 향해서 다시 움직이려 합니다.

🎤 시집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혹은 가슴이 뛰는 순간은 언제이셨나요?

🦠시집을 준비하는 기간동안 매순간을 꼽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득하나, 생경하기도 한 시기는 뭉툭하지만 촘촘한 가시를 가진 하나의 덩어리처럼 기억됩니다. 특정한 하루보다 되도록 자주 시를 품고 있고 드나들며 힘을 잃지 않으려 했던 나날이 ‘가장’이라는 말을 통해 건져보려 할수록 흩어져버립니다. 시를 다 쓴 날보다 쓰지 못해 골몰해지던 시간이 물리적 시간의 양으로도 많을 것이기에 더 큰 비중을 가지고 기억됩니다.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아주 미세한 차이라도 나아가고 쓰기 위해 긍지를 가지려 했던 때가 여전히 두근거리게 만드는 순간입니다.

🎤 시는 읽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남을 수 있는 장르인 것 같아요. 이 시집이 어떠한 분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닿았으면 한다는 작가님만의 바람이 있으신가요?

🦠시집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사물과 대상이 있습니다. 무언가 부족하게 보일 수도 있고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살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요. 다만 저는 그것으로 세계의 힘이 사라진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저 그대로 살아가는 것으로 쓸 수 있고 웃어 보일 수 있으니까요. 개별적으로 마주한 시선과 방식으로 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글을 함께 써나갈 분들이 여러 방식의 자유를 겪고 고려할 수 있는 경험이길 바랍니다.

이자켓 작가 PICK! 📖 「고쳐쓰기」 전문

🎤 『거침없이 내성적인』에서 이 부분을 소개해주신 이유는?

🦠<노란 날들>은 본래 <고쳐 쓰기>와 함께 한 편의 시로 쓰였던 작품입니다. 한 편으로 묶였던 것은 탈영역 우정국에서 전시되었던 <림과 아닌>인데요. 시집에 실린 시 중에 가장 긴 시간 쓰고 지우고 다듬기를 반복하였던 시입니다. 근래 날씨가 선선하기도, 서늘하기도 때로는 비가 오거나 화창해지기도 하는데 가늠하기 어려운 온도 속에서 읽기에 적합한 시가 아닐까 권해봅니다.

🎤 『거침없이 내성적인』을 읽으며 함께 들을 노래를 추천한다면?

🦠King Krule의 easy easy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곡은 이후에 리마스터링 된 것보다 처음 발표된 트랙에 힘이 더 실려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노래인데요. 멋을 부리기보다 느낀 감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신감 있는 가수이기에 책에 실린 몇몇 시의 정서와 닮았습니다. 정제되지 않더라도 처음 발생한 힘으로 한 편의 시가 나아간다는 점을 돌아보게 만들어준 곡입니다.

🎤 작가님의 책장에서 문지레터 구독자 분들과 함께 읽고 싶은 문학과지성사의 책을 꼽자면?

🦠토마스 베른하르트 ‘모자’와 박지일 ‘립싱크 하이웨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모자’에 수록된 단편을 읽다 보면 지구가 회전하고 있음을 소설의 아름다움으로 감각할 수 있습니다.

‘립싱크 하이웨이’는 지구가 돌건 말건 수평선을 향해 질주하고 주저앉고 다시 뛰어보는 움직임 속에서 시가 가진 에너지의 매력이 느껴집니다.

“우리 사이는 극명해지고

그 쓸쓸한 거리를 걸을테니까"

구독자 여러분의 서재를 소개하는 💌문지레터의 특별 코너! 📚독자의 서재는 독자 여러분이 평소 좋아하는 문학과지성사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나영 님의 서재를 소개할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가방속에 항상 책을 넣고 다니는 디자이너입니다. 친구들 만나러가며 시간이 비었을때나 이동시간 등등 틈만 나면 심심하지않기위해 책을 지니고다녀요. 심지어 한번도 가방에서 안꺼낼지라도 들고다녀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ㅎㅎ 특히 문학은 제가 심란하거나 고민이 많을때 자주 찾게되더라고요. 고민으로부터 벗어나서 다른 생각을 할수있고, 또 느껴보지못했던 상황과 감정을 직접 느끼는 듯해서 오히려 제 심란함이 후순위가 돼서 자연스레 풀리기도하고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문학과 책을 좋아해요!

📚 평소 좋아하는 문학과지성사의 책, 최애 best 3를 꼽자면요?

🗒️ 『소설 보다 시리즈』, 이광호 『사랑의 미래』,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이렇게 3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  『소설 보다 시리즈』, 『사랑의 미래』,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를 최애 책으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 소설 보다 시리즈 - 저는 계절이 바뀔때마다 소설보다 시리즈로 분기를 시작해요. 처음엔 애인의 선물로 알게됐는데 현시대의 상황을 반영한 소설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어딘가에서 함께 인물들이 살아가고 있는거같고 그 인물들로부터 위로도 받고, 느껴보지 못한 감정도 느껴보고, 눈물도 흘리고.. 커피값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중한 작가님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영광이라 생각하고 매번 구매하고 지인에게 선물하고있습니다. 특히 소설보다 가을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 엄청 와닿았어요. 3세대의 여자, 그리고 엄마에 대한 감정을 다시금 생각해보게됐어요.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여자이고, 여자이기전에 사람인데 왜그리 짜증내고 무한한 사랑을 바랐을까요.. 귀찮고, 하기싫은 적도 많았을텐데 그걸 이 책을 통해 충격아닌 충격을 받고 다른 류의 소중함을 느꼈네요. 계절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인생을 매번 소개해주는 작가님과 <문학과지성사> 분들에게 감사해요

사랑의 미래 - 처음엔 추천받았다가 이광호 작가님의 문체가 좋아서 구매하게 됐어요. 구매만 해놓고 읽지않다가 짝사랑하던 분과 연애를 시작했을때 읽게됐습니다. 사랑의 모든 순간과 감정들을 이광호 작가님의 표현으로 읽는데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면서도 씁쓸했어요. 깔끔하고 단단하면서도 알찬 산문집이에요. 겨울 밤, 진한 감정을 느끼고싶을때 꺼내들어 읽고싶은 책입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 문학과 지성 시인선은 워낙 유명하죠. 특히 한강 작가님의 시집이라 바로 꺼내들었던 책입니다. 한강작가님 소설만 읽다 시집은 처음 접했는데 시는 읽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르게 해석되는게 재밌더라고요. 특히 <괜찮아> 를 좋아하는데 많은 위로와 온기를 느꼈습니다. 읽는데 이해가 잘 안되고 어려운 때가 있으니 그땐 자연스럽게 넘어갔다가 또 시간지나 다시 펼쳤을때 몇부분은 이해가되는게 시집의 매력인거같아요.

올해로 창간 35주년을 맞이한

계간『문학과사회』의 정기구독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깊이 있는 탐색, 열린 성찰이 담긴 『문학과사회』를 통해

이 시대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먼저 만나보세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정기구독을 해주시면

구독료 25% 할인과 금액대별 도서 선물이 증정됩니다🎉